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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남고, 건강은 사라진다

정예지 군산타임즈 대표

군산타임즈() 2026-07-07 10:05:00



‘노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이전의 노동은 몸을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현시대 노동은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 아픈 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퇴근하면 녹초가 될 정도로 피곤하지만, 몸은 움직임이 없어 굳어진 상태가 되어버리죠.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왜 일을 하세요?” 혹은 더 적나라하게 “돈을 버는 이유는 무엇인가요?“하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종종 하는 질문이기도 한데요, 이 질문을 들은 사람 열에 아홉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라고 대답합니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일을 한다는 이들은, 올지 안올지도 모르는 미래의 행복과 확실한 현재의 행복을 맞바꾸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너무 바빠서 건강 같은건 챙길 여유가 없어요“, ”잠은 죽어서 자면 돼요“ 따위의 말들은 너무 익숙해서 이상하게 들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몸은 움직이기 위해 존재하고, 쉬기 위해 잠을 자며, 회복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회복해야 할 시간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오늘도 조금, 내일도 조금. 그렇게 미뤄진 피로는 어느새 만성통증이 되고, 불면이 되고, 소화장애가 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몸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신호를 보냅니다. 어깨가 뻐근하고, 허리가 묵직하고, 잠이 얕아집니다. 우리는 그 신호를 커피 한 잔으로 넘기고, 진통제로 버티고, 주말에 몰아서 쉬면 괜찮아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몸은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어느 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을 겁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화와 함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약 13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노화나 유전적 요인 하나만으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환경적 요인, 만성 염증, 수면 부족, 신체 활동 감소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바쁜 직장생활이 곧바로 파킨슨병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는 생활, 만성적인 스트레스, 회복되지 않는 수면 부족은 몸뿐 아니라 뇌에도 지속적인 부담을 줍니다. 반대로 규칙적인 신체 활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는 뇌 건강을 지키고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잃는 이유를 운동 부족이나 식습관에서만 찾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먼저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은 과연 건강을 만들어내는 구조인가?’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고, 긴장 속에서 식사하고, 밤늦게까지 화면을 바라보다 잠드는 삶이라면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고 일주일에 한 번 운동을 해도 몸은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건강은 운동 한 시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몸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집입니다. 집이 무너지면 그 안에서 아무리 좋은 계획을 세워도 오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새로운 경쟁력이 아닐까요. 성과를 위해 몸을 희생하는 삶은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물론 성과는 남습니다. 하지만 그 성과를 누릴 건강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려온 것일까요.

건강은 일을 끝마친 뒤 챙기는 보상이 아닙니다.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며, 내일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기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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