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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종 대표의 17년 꿈, 군산의 ‘공감선유’가 되다

30년 소방공직 뒤 일군 문화공간…정원에 미술·역사 담아 “100년 이어가고 싶어”

유혜영 기자(gstimes1@naver.com) 2026-09-11 02:18:08



옥구 들녘을 바라보며 자리한 ‘공감선유’는 정원과 건축, 미술이 어우러진 문화공간이다. 정원을 따라 걸으면 서로 다른 형태의 건축물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는 작품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커다란 창 너머로 계절의 풍경까지 마주할 수 있어 일반적인 카페와는 다른 공간의 색을 보여준다.  


유우종 대표(63)가 그려온 공감선유의 밑그림은 정원에서 시작됐다. 17년 전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던 그는 꽃과 나무를 가꾸며 살아갈 정원을 꿈꿨다. 여기에 미술을 보고 차를 마시며 자연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더했고, 오랜 시간 그 생각을 하나씩 현실로 옮겨왔다.


그가 찾은 곳은 옥구였다.  넓게 펼쳐진 들녘을 바라보는 야산에 올라서자 자신이 꿈꾸던 공간을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탁 트인 풍경과 새만금의 변화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유 대표는 여러 지역을 다녀본 경험을 떠올리며 “군산처럼 바다와 섬, 강과 들이 어우러진 곳은 흔치 않다”며 “새만금시대를 맞아 군산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리를 정한 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정원을 만드는 것이었다. 공직생활을 이어가면서도 부부는 10년 가까이 이곳을 오가며 직접 나무를 심고 잔디를 가꾸고 땅을 다듬었다.


정원을 가꾼 뒤에도 공간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건축설계만 네 차례 수정할 만큼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 처음부터 일반적인 대형 카페를 만들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정원을 주차장으로 만들고, 어디를 가도 비슷한 2층짜리 대형 카페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며 “사람들이 정원을 걷고 작품을 보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건축가 백희성 씨를 만나 설계를 다듬은 끝에 지금의 모습이 완성됐다. 정원을 중심으로 여섯 채의 건물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이루고, 방문객은 한 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 다시 정원을 걸어 다음 건물로 이동하며 또 다른 작품과 음악을 만날 수 있다. 큰 창을 통해 바깥의 나무와 계절의 풍경도 자연스럽게 공간 안으로 들어온다.         


전시 역시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전국의 작가들이 참여해 한 명의 작가가 한 공간에서 한 달 이상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전시 일정은 2029년까지 잡혀 있다. 정원을 걷다 작품을 만나고, 다시 차를 마시며 쉬어가는 공감선유의 풍경을 완성하는 요소다.  


‘공감선유(仙遊)’라는 이름에도 그가 그리고 있던 공간의 뜻이 담겼다. ‘선유(仙遊)’는 신선이 노니는 곳이라는 의미로, 여기에 ‘공감’을 더해 가족과 친구, 연인 등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것을 함께 보고 느끼며 시간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공간 한쪽에는 75년 된 초가집도 남아 있다. 과거 마을 이장이 살던 집으로, 슬레이트 지붕이었던 옛집을 사라져가는 전통 주거 형태로 되살리는 데만 7년이 걸렸다. 복원된 집에는 작가 박경영 씨가 기증한 20여 점의 작품이 상설 전시돼 옛 생활상을 보여준다.


유 대표가 이 오래된 집을 남겨둔 이유도 분명했다. 사라져가는 군산의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다. 그는 이곳을 “진짜 군산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퇴직한 지금도 정원을 돌보는 일은 그의 몫이다. 공직생활 동안 몸에 밴 근면함과 부지런함으로 꽃이 피고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살피고, 필요한 곳은 직접 손보고  있다.  자신이 심은 나무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그에게는 큰 기쁨이라  말하는  유우종 대표.


그렇게 오랜 시간 일군 공감선유에는 이제 아들도 함께하고 있다. 한 사람의 꿈에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100년 이어지는 문화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군산에 이런 문화공간이 하나쯤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군산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들러 자연과 예술을 만나고,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오래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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