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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의 잔혹사를 넘어야 할 때…

"새만금 RE100·하이퍼튜브가 공공기관 개별이전의 명답이다"

정윤모 군산타임즈 회장

군산타임즈(gstimes1@naver.com) 2026-08-26 10:19:30


지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당시, 군산시의 손에 쥐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혁신도시라는 틀에 갇혀 기회를 놓쳤고, 그 여파는 지역 경제의 장기 침체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연내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기본계획’ 발표를 앞둔 지금, 군산 시민들이 느끼는 우려와 간절함은 결코 가볍지 않다. 또다시 정치적 셈법에 밀려 ‘기계적 균등’이라는 허울 아래 분산 배치가 이뤄진다면, 1차 이전의 실패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의 군산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군산과 새만금 일대는 대한민국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를 갖추었다. 2차 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결정되었고, 스마트그린 국가시범단지 기반의 RE100 인프라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시속 1,000km 이상을 달리는 꿈의 이동 수단인 ‘새만금 하이퍼튜브 실증단지’와 공항·항만·철도를 잇는 트라이포트 물류망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군산시가 제시한 ‘혁신도시 외 개별이전’은 극단적 이기주의가 아닌 국가적 정책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당한 승부수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29조가 명시하듯, 지역과 기관의 특수성이 명확하다면 혁신도시 밖으로의 개별이전은 법적으로도, 명분으로도 충분히 타당하다.  


특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이전 당위성은 절대적이다. 새만금은 하이퍼튜브 시험선로 및 종합시험센터가 들어설 차세대 교통 혁신의 전초기지다. 연구 현장과 격리된 이전은 국가 연구개발(R&D) 역량의 낭비를 초래할 뿐이다. 철도연이 새만금 현장에 뿌리를 내릴 때 대한민국은 세계 초고속 교통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탄소국경세 등 ESG 경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국내 유일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춘 새만금 RE100 클러스터야말로 탄소중립 기술 연구와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는 AI·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최적지다. 에너지·데이터 관련 공공기관이 RE100의 현장에 배치될 때 정책과 산업의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히 건물을 옮기고 인구를 나눈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관이 입지했을 때 지역 산업과 결합하여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성장 거점형 모델’이어야 한다.  


군산시는 과거 1차 이전의 ‘빈손’ 잔혹사를 끊어내야 할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시대위원회는 단순한 나눠먹기식 배치에서 벗어나, 새만금이라는 준비된 무대와 RE100·하이퍼튜브라는 확실한 미래 가치를 직시해야 한다. 군산시의 공공기관 개별이전 요구는 지역의 살길이자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여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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