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옥구읍성 일원에서 후백제 시대 건물과 생산시설로 추정되는 유구가 확인된 데 이어 ‘官’과 ‘市’가 새겨진 명문기와가 다량 출토됐다. 문헌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던 당시 옥구지역의 생활과 생산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잇따라 나오면서 추가 발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군산시는 올해 4월부터 옥구읍성 일원에 대한 발굴·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후백제 시대 가마로 추정되는 유구와 담장으로 보이는 석열, 건물 주춧돌 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기와는 다중능형문과 사격자문 등 다양한 문양을 비롯해 글자가 새겨진 명문기와까지 포함돼 있다. 특히 ‘官’과 ‘市’가 새겨진 기와가 확인되면서 당시 옥구지역의 공간적 성격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제시되고 있다. 다만 명문이 어떤 시설이나 공간을 가리키는지는 출토 위치와 주변 유구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학술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 2024년 동헌 터 조사에서 처음 확인
옥구읍성에서 후백제 유적이 확인된 것은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산시는 당시 조선시대 옥구읍성의 동헌 터를 찾기 위한 시굴조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신라 말~고려 초에 해당하는 후백제 시대 기와가 발견됐다.
당초 조선시대 읍성의 공간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였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후백제 시대 유물이 나오면서 해당 유적에 대한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군산시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유적의 성격과 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올해 본격적인 발굴·시굴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에서 건물과 생산시설로 추정되는 흔적까지 확인되면서 당시 옥구지역에서 실제 생활과 생산 활동이 이뤄졌던 공간일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 ‘官·市’ 명문기와…옥구의 기능은 무엇이었나
이번 발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官’과 ‘市’가 새겨진 기와다. 기와에 새겨진 명문은 해당 유적이 어떤 성격의 공간이었는지를 추적하는 데 활용되는 자료다. 특히 관(官)과 시(市)를 의미하는 글자가 함께 확인되면서 후백제 당시 옥구지역의 행정이나 교류와 관련된 공간이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해졌다.
현재 확인된 유물만으로 당시 공간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명문기와가 발견된 위치와 주변 건물지, 생산시설 등을 함께 조사하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가마·건물 주춧돌…생활과 생산 흔적 확인
후백제 시대 가마로 추정되는 유구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담장으로 보이는 석열과 건물 주춧돌 등이 발견되면서 단순한 유물 출토를 넘어 당시 건축과 생산 활동이 이뤄진 흔적을 확인했다는 것이 군산시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후백제 유물뿐 아니라 백제시대 토기가마와 의례 행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말과 소의 두개골 뼈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옥구읍성 일대가 후백제 이전부터 사람이 생활하고 생산 활동을 이어온 공간이었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근대 군산’ 넘어 고대·중세 역사로 조사 확대
옥구읍성 발굴은 군산의 문화유산 조사 범위를 고대와 중세로 넓히는 계기도 되고 있다. 그동안 군산은 근대역사문화유산이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백제와 후백제 시기의 유구와 유물이 함께 확인됐다.
특히 2023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후백제역사문화권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이후 군산지역 후백제 유적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발굴에서 확인된 유구와 유물이 당시 옥구지역의 역할과 성격을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진행될 추가 조사와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될 전망이다.
◈ 내년 봄 추가 발굴…유적 범위·성격 확인
군산시는 2027년도 옥구읍성 후백제 유적 발굴·시굴조사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 봄 추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추가 발굴에서는 현재 확인된 유구와 유물의 분포 범위를 넓혀 살펴보고, 건물지와 생산시설의 관계, 명문기와가 출토된 공간의 성격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후백제 시대 옥구지역의 기능과 위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적의 보존과 활용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官·市’ 명문기와와 다중능형문 기와, 건물과 생산시설의 흔적 등 후백제 시대 옥구지역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며 “추가 발굴과 학술조사를 통해 옥구읍성의 성격과 역사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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