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싶은 열정으로 들어선 학교인데, 매일 마주하는 계단은 참기 힘든 고통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특별한 특혜가 아니라 최소한 안전하게 교실을 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입니다."
초·중·고 학력을 놓친 성인들에게 다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기관 군산평화중고등학교(이사장 이윤범·교장 남궁세창).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건물에서 운영되면서 고령 학생과 장애학생들이 교실과 특별실을 오가는 데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이 있는 학급은 계속 1층 교실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음악실과 미술실 등 특별실 이용에도 제약을 받으면서 교육권과 이동권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늦깎이 학생들의 배움터…하지만 높은 계단은 여전
군산평화중고등학교는 초·중·고 학력을 취득하지 못한 성인들에게 다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학력인정 평생교육기관이다. 검정고시 없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 배움의 시기를 놓쳤던 시민들의 새로운 출발을 돕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재학생 대부분은 평균연령 70세 안팎의 고령 학습자다. 거동이 불편한 학생과 장애학생들도 함께 공부하고 있으며, 지체장애 학생은 19명이다. 이 가운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 1급 학생도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오늘도 배움을 위해 계단을 오르내린다. 무릎과 허리 통증을 안고 교실을 오가는 고령 학생들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상이다.
◇ 같은 학교, 다른 교육환경 학교
군산평화중고등학교는 3층 규모지만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이 있는 학급은 학년이 올라가도 2층 교실을 사용할 수 없어 계속 1층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음악실과 미술실, 가사실, 학생회실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있는 3층은 이동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이용이 쉽지 않은 공간이다.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이동 여건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교육환경에는 차이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 오래된 숙원…현실의 벽은 설치비
학교는 오래전부터 승강기 설치를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수억 원에 이르는 설치비를 마련하지 못해 사업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학교 운영비 상당 부분도 학교법인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체적으로 공사비까지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교실과 특별실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배움을 이어가는 고령 학생과 장애학생들이 보다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평생교육도시의 다음 과제
군산평화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오늘도 배움을 위해 학교로 향한다.
이제는 그 문을 들어선 학생들이 교실과 특별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것이 평생교육도시 군산이 함께 풀어야 할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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