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4선을 했던 조합장에게 앞으로도 세 번 더 당선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면, 장기 재임을 제한하기 위해 개정한 법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내년 3월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농업협동조합법의 연임 제한 규정에 의문이 남는다.
그동안 횟수 제한 없이 연임할 수 있었던 비상임조합장도 지난 3월 10일 개정된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두 차례까지만 연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정 규정 시행 당시 이미 재임 중이던 비상임조합장은 과거 재임 횟수와 관계없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돼 시작하는 임기를 첫 번째 임기로 인정받는다.
이에 따라 기존 다선 비상임조합장도 앞으로 최대 세 차례 더 당선될 수 있어, 장기 재임을 제한하려는 법 개정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기는 어려운 구조다. 군산지역 농협들도 상임·비상임 여부에 따라 이번 개정법의 적용이 달라진다.
현재 지역 내 8개 농협 가운데 군산농협·동군산농협·군산원협 등 3곳은 비상임조합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서군산농협·옥구농협·옥산농협·대야농협·회현농협 등 5곳은 상임조합장 체제다.
이 가운데 군산농협 박형기 조합장은 개정법의 예외 규정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박 조합장은 2008년 처음 당선된 이후 현재 4선이다. 하지만 비상임조합장이기 때문에 2027년 선거에서 다시 당선되더라도 과거 네 차례의 당선 횟수는 새로운 연임 제한을 계산할 때 포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미 4선을 지냈어도 2027년 선거에서 당선되면 이를 첫 번째 임기로 인정받고, 이후 두 차례 더 연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세 차례 선거에서 모두 당선될 경우 2027년부터 최대 12년을 추가로 재임할 수 있는 셈이다.
동군산농협 박영근 조합장과 군산원협 고계곤 조합장도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두 사람 모두 2019년 처음 당선된 2선 조합장으로, 2027년 선거에 당선되면 그때부터 새로운 연임 제한 기준에 따른 첫 번째 임기가 시작된다.
반면 상임조합장들은 기존 연임 제한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서군산농협 김기수 조합장과 옥산농협 박규석 조합장은 2015년 첫 당선을 시작으로 각각 3선에 올랐으며, 2027년 선거에서는 연속 재임을 이어갈 수 없다.
이와 달리 현재 2선인 옥구농협 전봉구 조합장과 회현농협 김기동 조합장은 2027년 선거에 다시 도전할 수 있지만, 상임조합장으로 세 번째 임기를 마치면 다음 선거에서는 연임 제한을 받는다.
대야농협 한전수 조합장은 2023년 처음 당선된 초선 상임조합장으로, 현재까지는 연임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처럼 같은 지역 농협 조합장이라도 상임인지 비상임인지에 따라 기존 재임 횟수를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앞으로 조합장을 맡을 수 있는 기간에도 차이가 생긴다.
다만 모든 비상임조합장에게 과거 재임 횟수를 제외하는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개정 규정 시행 이후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전환한 조합장은 연임 횟수를 계산할 때 기존 재임 횟수도 포함해야 한다.
그렇다면 장기 재임을 제한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면서도 기존 비상임조합장의 과거 재임 횟수는 왜 제외했을까.
농림축산식품부는 질의 회신을 통해 기존 제도를 믿고 조합장직을 수행해 온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새 법을 과거 재임 기간에까지 적용하지 않기 위해 국회가 예외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외 규정이 장기 재임을 제한하려는 법 개정의 취지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여러 차례 당선된 비상임조합장에게 다시 세 번의 재임 기회를 주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상임조합장과 연임 제한 적용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에 맞는지도 짚어볼 문제다.
다만 박형기 조합장을 비롯한 현직 비상임조합장들의 내년 선거 출마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제기된 문제는 특정 조합장의 출마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개정법에 따라 허용되는 재임 가능 기간에 관한 것이다.
결국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은 법적으로 막혔지만, 이미 여러 차례 당선된 조합장에게는 다시 세 번의 재임 기회가 주어진다. 기존 조합장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 규정이 오히려 장기 재임을 제한하려는 법 개정의 효과를 늦추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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