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야간이나 밀물 때 갯벌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 일명 ‘해루질’ 안전사고와 어민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비어업인의 수산자원 포획·채취를 구체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군산시가 이를 뒷받침할 조례 제정을 미루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22일까지 발생한 갯벌 사고는 총 2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건)과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서해안을 중심으로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실제 지난 4월 충남 태안군 몽산포항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던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1월에도 태안 운여해변에서 5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 측은 이러한 사고의 대부분이 구명조끼 미착용 등 안전불감증과 밀물 시간 미확인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산 관내에서도 해루질로 인한 인명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새벽 2시쯤 선유도 옥돌해변 인근에서 해루질을 하던 50대 남성 관광객이 숨진 채 발견됐고, 2024년 4월에는 신시도 인근에서 70대 주민이 밀물에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앞서 2023년 9월에도 선유도 인근에서 해루질하던 40대 관광객이 실종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되는 등 고군산군도 일대에서 야간 해루질 고립 신고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같은 안전사고 외에도 외지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한 마을어장 황폐화와 이로 인한 지역 어민과의 마찰 역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고조되는 갈등과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3월 12일 ‘수산자원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수정·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에 포획 방법, 수량, 어구 종류로만 제한했던 비어업인(일반 취미·레저 이용자 등)의 수산자원 포획·채취 기준에 ‘시간’과 ‘장소’를 새롭게 추가한 점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야간이나 어촌계 마을어장 등 특정 구역과 시간대의 해루질을 구체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특히 세부적인 포획·채취 기준을 조례로 정할 수 있는 주체에 기존 시·도 광역지자체뿐만 아니라 군산시와 같은 기초지자체까지 포함되어,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촘촘한 맞춤형 규제가 가능해졌다.
당초 공포 후 6개월이었던 법안 시행일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과 시행령 등 세부 규칙 마련을 위해 '공포 후 1년'으로 연장됐다.
이에 따라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군산시 역시 고군산군도 등 관내 해루질 사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포획·채취 가능 구역과 제한 시간대, 어종별 허용 어구 등을 명시한 지자체 조례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 관계자는 “상위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며, 현재 타 지자체의 동향을 파악하고 어민 및 비어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법 시행 유예기간인 1년 이내에 지역 실정에 맞는 조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법안 통과로 규제 근거가 명확히 마련된 만큼, 시가 시행령 제정만 기다릴 게 아니라 서둘러 구체적인 조례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며 “어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안전사고 예방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선제적 행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군산타임즈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