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해상 트레킹 코스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며 지난 8일 임시 개통한 ‘고군산섬잇길(총연장 8.64km)’. 개장 직후 외지 방문객이 폭주하며 흥행을 이끄는 듯했으나, 그 뒤편에서는 군산시의 안일한 행정이 부른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개통 이후 불과 보름여 만에 온열질환 환자가 12명이나 발생했고, 지난 주말을 포함한 사흘 동안에만 7명이 해경에 응급 후송되는 비상 상황이 터졌다.
문제는 이 같은 일련의 일들이 사전에 예견된 ‘인재(人災)’에 가깝다는 점이다. 실제로 군산시가 개장에만 급급했을 뿐, 땡볕 아래 가파른 급경사 계단이 이어지는 고난도 섬 트레킹의 위험성과 안전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SNS 등에서 ‘가벼운 산책길’로 왜곡돼 알려지는 동안, 관계기관이 사전에 객관적인 코스 정보(난이도·소요시간·급경사 위험 등)를 제공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여객선 운항 구조상(주중 3회·주말 4회) 한번 섬에 들어서면 탈출이 어려운 환경임에도, 승선 및 예약 단계에서의 주의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준비 없는 개통이 관광객들을 폭염 속 위험으로 몰아넣은 셈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시는 긴급조치반 가동, 비상호출벨 및 응급키트 설치, 부채 배포와 현수막 설치 등 부랴부랴 ‘총력 대응’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늑장 행정에 불과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임시 개통을 감행하면서 기본적인 사전 안내망과 구호 체계조차 갖추지 않았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심각한 행정 실책이자 안전불감증을 드러낸 대목이다.
실상 대책이라 내놓은 부채 나눠주기나 마을 방송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이미 겪은 고통으로 재방문 의사를 철회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객관적 코스 난이도 재측정 및 사전 경고 시스템 의무화 ▲거점별 정식 중간 쉼터 및 음수 인프라 즉시 구축 ▲입산 통제 기준 마련 및 전문 안전요원 상시 배치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트레킹 코스 중간지점인 명도 삶문화센터를 임시 개방해 휴게공간으로 활용하고, 시 누리집과 SNS를 통해 권고문을 게시해 폭염 기간 등에는 방문 자제를 당부하고, 방축도 어촌체험휴양마을, 말도 카페 등 급수가 가능한 장소도 안내해 관광객들이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열질환자 상습 발생 지역인 보농도, 구렁이 전망대, 광대섬 정상에는 식수와 구호물품을 갖춘 긴급조치요원을 상시 배치해 환자 발생 시 신속한 초기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K-관광섬’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은 관광객의 안전이 담보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시는 이번 사태를 뼈아픈 경종으로 삼아, 늑장 행정을 개선하고 근본적인 인프라 보완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는 시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이유다.
※ 군산타임즈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