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집행부와 제10대 군산시의회가 출범한 지 3개월여가 지났다. 지난 8월 열린 첫 업무보고가 시정 전반의 현황을 파악하는 탐색전 성격이었다면, 다가오는 임시회와 제2차 정례회는 양 기관이 견제와 협력이라는 균형추를 어떻게 맞춰나갈지 결정짓는 첫 번째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특히 11월 정례회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내년도 시 살림을 정하는 본예산 심사 등 지방의회의 핵심적 고유 권한이 집행되는 중요한 시점이다.
초선 의원 비율이 높은 이번 시의회가 집행부의 시정 운영을 얼마나 철저히 검증하고, 시민 민생과 직결된 예산을 제대로 확정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시의회 패싱’과 ‘약속 불이행’… 깊어지는 갈등의 골
그러나 본격적인 의정 활동을 앞둔 군산 지역 정치권의 기류는 매우 경색돼 있다. 최근 지역의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계파 정쟁, 시의회 패싱 논란, 행정 약속 미이행 등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집행부와 시의회 간 협치의 기본 틀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불씨는 지난달 7일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중분위)가 새만금 신항 및 방파제 관할 지자체를 군산시로 귀속 결정하자,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이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러나 이 자리에 김재준 군산시장과 김의겸 국회의원만 참석하고 시의회가 전격 배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역 정가에서는 시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신영대계’ 인사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정치적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여기에 과거 관할권 확보 과정에서 기여한 전임 시정 및 지역 정치권의 노고가 완전히 생략됐다는 반발도 거셌다.
이에 이튿날인 8일, 서동수 군산시의회 의장이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한두 사람의 공으로 돌릴 수 없다”며 직설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양측의 감정적 대립이 정점에 달했다.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근 김재준 시장이 시의회와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상상도서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상정 약속마저 이행하지 않으면서, 시의회 내부에서는 집행부의 행정 신뢰도와 협치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 내우외환 속 파행 우려… “소모적 정쟁 멈추고 협치로 전환해야”
지역 정가에서는 출범 초기부터 누적된 ‘시의회 패싱’, ‘공로 누락’, ‘공식 약속 불이행’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다가오는 첫 행감과 예산안 심의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집중적으로 불요불급한 예산에 대해 따져보고, 더 나아가 시장 공약 사항에 대한 예산은 더욱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서로 간의 감정적 앙금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강하게 충돌할 경우, 정책 검증의 장이어야 할 행감이 소모적인 정쟁으로 변질되거나, 민생 예산이 과도하게 삭감되는 등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군산시의 대외적 여건은 내부적인 주도권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중분위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 소송전을 예고한 김제시 등 거센 외부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신항만 관할권 사수를 위한 강력한 대외 대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9조 원 규모 투자와 군산조선소 본격 가동 등 지역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서는 단합된 행정력과 정치력이 절실하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결국 해법은 하나뿐이다. 행감과 예산 심의라는 본격적인 의정 활동에 돌입하기 전, 그간 쌓인 감정의 골을 털어내는 정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시의회는 책임 있는 견제와 감시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 집행부는 의회를 시정 동반자로 인정하고 성실하고 투명한 행정으로 답해야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정의 골을 메우고 생산적인 의정활동으로 시민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을지, 다가오는 임시회와 정례회를 바라보는 군산 시민들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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