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청렴도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군산시가 지난해 오랜 침체를 벗어나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의 늪을 탈출, 2등급으로 수직 상승하며 행정 신뢰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하지만 ‘3단계 상승’이라는 성적표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번 성과는 전임 시장 체제 말기에 집중된 단기 개혁의 결과물일 뿐, 고질적인 병폐가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난 ‘일시적 착시 효과’일 수 있다는 우려가 깊기 때문이다.
이제 시선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임 김재준 시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전임 체제의 일시적 반등을 ‘지속 가능한 청렴’으로 안착시키고, 군산시 행정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그의 어깨에 지워졌다.
■ ‘2등급’ 성적표 뒤에 숨은 불신… 김재준 시장의 과제는?
군산시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청렴도 4등급에 머물렀고, 2024년에는 끝내 전국 최하위 수준인 5등급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절박함을 느낀 전임 집행부가 막판 전면 쇄신에 나서며 가까스로 청렴도를 2등급까지 끌어올렸지만, 공직사회 내부와 시민사회에서는 “단기 평가를 의식한 일시적 효과일 뿐, 행정 체질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는 냉정한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렴도는 조금만 방심해도 순식간에 추락하는 휘발성 강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재준 호(號)가 등급 하락을 막고 이를 유지·향상하기 위해서는 내부 공무원들이 체감하는 ‘인사 투명성’과 시민들이 마주하는 ‘대민 사업의 투명성’이라는 고질적 아킬레스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 내부 불신 해소… 공무원들의 오랜 불만 ‘인사 투명성’ 제도화
일시적 상승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내부 조직의 뿌리 깊은 불신을 걷어내는 것이다. 그동안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불만 요인이었던 인사 불투명성과 관행적 왜곡 등을 제도적으로 원천 차단해야 한다.
시는 향후 ▲밀실 인사의 여지를 차단해 공정성을 시각화하고 ▲시장이 직접 격무·기피 부서 등 현장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챙겨 소외 없는 조직을 만들며 ▲‘간부 모시는 날 근절’ 등 수직적이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과감히 혁신해 청렴 행정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 외부 착시 우려 불식… 대민 행정과 사업 부서의 ‘투명성’ 확보
시민과 기업이 시 행정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만드는 외적 대안은 사업 부서의 투명성 확보다. 전임 체제에서 서류상 다져놓은 대민 청렴도를 신임 시장이 현장에서 공고히 다지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시는 조만간 농업·문화관광·복지 등 전체 보조금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분야 보조사업자들과의 ‘대면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불만을 시장이 직접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공무원노조, 시민단체와 구속력 있는 실제 규범을 만들어 공포하는 방식으로 외부 협력 체계를 촘촘하게 다져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수장의 등장과 함께 ‘청렴도 안착’이라는 진짜 시험대에 선 군산시. 시민들은 이제 전임 시장 시기의 '반짝 반등'을 넘어, 신임 김재준 시장이 보여줄 '지속 가능한 청렴 행정'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내부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외부 사업의 투명성을 정착시켜 착시 우려를 지워내고 군산시를 전국 상위권의 청렴 도시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신임 시장의 리더십에 온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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