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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한국항만공사 통합風에 ‘새만금 원포트’ 휘청

정부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시도… 글로벌 선사 이탈 우려

체급 싸움서 밀리면서 “예산 소외·반쪽 개항” 위기감 고조

전성룡 기자(jsl021@hanmail.net) 2026-06-23 09:36:39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 개편 태스크포스(TF)가 전국 4대 항만공사(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를 하나로 묶는 가칭 ‘한국항만공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이제 막 돛을 올리려던 ‘새만금항(군산항·새만금신항) 원포트’ 전략이 시작부터 거대한 암초를 만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중복 비용 절감’과 ‘일원화된 국가 전략 수립’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해양물류 업계와 노동조합, 지역 사회에서는 각 항만의 고유 특성을 말살하고 의사결정을 늦추는 ‘초법적 탁상행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체급 싸움에서 밀리는 전북권 항만이 거대 단일 공사 체제 속에서 소외돼 자칫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획일화된 의사결정… 글로벌 선사 이탈 부추기나

현재 국내 4대 항만은 환적(부산), 대중국 관문(인천), 에너지(울산), 원자재(여수광양) 등 저마다 고유한 비즈니스 모델로 독립 운영되며, 글로벌 화주들의 니즈에 맞춰 신속한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러나 중앙 집중식 통합 공사 체제로 전환되면 인사·회계·자산관리가 중앙에 종속돼 현장의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기항지 변경에 민감한 글로벌 선사들을 유치하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즉각 제시하는 등 기민한 현장 권한이 필수적”이라며, “결정이 지연되면 중국 상하이항이나 싱가포르항 등 경쟁국 항만에 고객을 통째로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투자 우선순위 ‘체급 싸움’… 새만금항 예산 순위 뒤로 밀리나

가장 큰 문제는 국비 확보 및 투자 우선순위 경쟁에서의 열세다. 지난해 해양수산부는 군산항과 2026년 개항 예정인 새만금신항을 통합 운영하는 ‘새만금항 원포트’ 방식을 확정했다. 거대 항만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역 내 역량을 모으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전국 단위의 통합 공사가 출범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단일 조직 내에서 한정된 재정을 나눠 가져야 하는 구조상, 매년 수천만 TEU를 처리하는 부산항·인천항 등 ‘메가 포트’의 인프라 확장 건이 투자대비효율성(ROI) 논리에 따라 최우선 순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제 막 첫발을 떼는 후발 주자인 새만금신항의 예산 순위는 뒤로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배후단지 없는 ‘반쪽 개항’에 중앙 집중 악재까지

새만금신항의 취약한 인프라 구조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당장 2026년 말 접안시설(2선석)은 완공되지만, 화물을 보관·가공할 배후단지 조성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배후단지 없는 반쪽짜리 개항’이 현실화될 처지다.


여기에 군산항 유지를 위한 고질적인 준설 비용 부담까지 원포트 체계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배후단지라는 물류 기반 없이 문을 열 경우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글로벌 화주들이 기항을 기피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통합 공사 체제 내에서 새만금항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이 된다.  


■ 독자 생존 위한 ‘체질 개선’ 시급

거대 공사 출범 전 전북 특화 산업과 연계한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새만금항은 거대 단일화의 파편을 맞고 독자 생존의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신항 배후단지의 100% 국비 전환 법제화를 요구하는 한편, 해상풍력 지원항만 및 이차전지 특화 물류 거점 등 ‘메가 포트가 탐내지 않는 틈새 영역’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지역 항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새만금항 원포트 전략이 예산과 인프라 뒷받침 없이는 외형만 합쳐놓은 ‘방어용 명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거대 공사 통합이라는 격랑 속에서 새만금항의 독자적인 생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제적 체질 개선과 확실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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