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조촌동의 지도를 바꾼 ‘디오션시티’ 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시민들에게 돌아와야 할 개발 이익 환수는 10년 넘게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업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마지막 A6 블록마저 착공이 불투명해지면서, 개발 이익 환수 자체가 무기한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거세다. 전문가들과 시의회는 “현행 이전 약정의 전면적인 변경 없이는 실질적인 환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독소 조항’에 가까운 모호한 약정
정산이 지연되는 근본 원인은 ‘이전 약정’의 불투명성에 있다. 군산시와 페이퍼코리아가 맺은 약정은 ‘초과 이익의 51% 기부’라는 화려한 구호를 내걸었으나, 정작 이익 산출의 핵심 기준인 ‘공장 이전 비용’의 범위를 구체화하지 못했다.
이 허점은 기업 측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했다. 업체는 노후 설비를 신규 설비로 교체하는 비용은 물론, 생산 능력을 구공장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비용까지 모두 ‘이전 비용’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군산시는 기존 설비 3기 중 실제 이전한 1기에 대해서만 비용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페이퍼코리아는 신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이 과거 조촌동 수준에 도달해야 이전이 완료된 것이라고 맞서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사업 완료 후 정산’ 함정… A6 블록에 발 묶인 ‘시민의 몫’
현행 약정의 또 다른 맹점은 정산 시점을 ‘사업이 완전히 종료된 후’로 규정한 것이다. 현재 마지막 부지인 A6 블록(1,488세대)은 지난 2024년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고금리와 시공사 미선정 등으로 착공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종료를 늦출수록 정산 책임을 회피할 시간을 벌게 된다. 이미 5개 블록에서 막대한 분양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시민들이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사업 종료 후 일괄 정산’ 방식을 ‘블록별 준공 시점에 따른 단계적 정산’으로 전환하는 약정 변경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특혜는 ‘즉시’, 환수는 ‘나중에’… 행정의 비대칭성 바로잡아야
군산시는 악취 민원 해결을 명분으로 공업지역을 주거·상업지역으로 바꿔주는 ‘용도변경’이라는 파격적인 특혜를 제공했다. 특혜는 즉각 발효되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지만, 환수 조항은 강제력을 상실한 채 ‘나중’이라는 단서 속에 갇혀버렸다.
지해춘 군산시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지난해 행정감사에서 페이퍼코리아 대표가 약정 변경 의사를 밝힌 만큼, 이제는 군산시가 주도권을 잡고 실행에 나서야 한다”며, “시가 구체적인 방식으로 약정서를 갱신하는 결단력 있는 행정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장 이전 범위와 정산 방식을 현실화하는 ‘이전 약정 변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디오션시티 개발은 시민의 이익을 외면한 채 ‘기업 특혜’라는 오명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이익 환수를 위해 약정 변경을 요구했으나 업체 측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계속 협의가 결렬될 경우 다른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익을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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