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경제의 상징이었던 군산조선소가 마침내 HD현대중공업의 손을 떠나 제이오션중공업 체제 아래에서 완성선 건조 기지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지난 3월 매각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데 이어, 오는 26일 오후 1시 30분 군산조선소 본관에서 자산 양수도 및 사업협력 계약을 공식 체결하며 9년간 멈춰 섰던 ‘서해안 조선 벨트’의 완전 재가동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이날 열리는 계약 체결식에는 한국토지신탁 최윤성 부회장을 비롯해 지역 주요 기관·단체 관계자,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군산조선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향후 사업 운영 방향과 지역 상생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인수 주체인 제이오션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 간의 자산 양수도를 넘어, 투자 확대와 협력업체 활성화 등 지역 경제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변곡점으로 평가받는다.
■ 울산 보조기지에서 ‘독자 완성선 거점’으로… '윈-윈' 전략
그동안 군산조선소는 선박 건조 기능이 축소된 이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등에 납품할 블록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이번 계약을 통해 독자적인 수주와 건조가 가능한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위상이 근본적으로 격상된다. 이번 거래는 양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전략의 정석을 보여준다.
HD현대중공업은 유휴 자산을 매각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차세대 친환경 선박 R&D에 집중할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반면 고질적인 부지 부족 문제를 겪어온 HJ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대형 조선사로 도약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단숨에 실현하게 됐다.
군산조선소는 18만 톤급 벌크선 기준 연간 1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압도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특히 700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크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은 향후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를 활용해 대형 컨테이너선과 친환경 선박은 물론,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연계된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서도 독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2029년 완전 정상화 로드맵… 806명 고용 승계
새로운 운영체제 아래 군산조선소는 단계적인 정상화 로드맵을 밟는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는 과도기로서 기존 블록 생산을 유지하며 완성선 공정 설비 전환을 추진한다.
이어 2028년(구축기)에는 신조선 수주를 본격화하고 생산 시스템을 최적화하며, 2029년(도약기)에는 군산에서 제작된 완성선을 공식 진수하고 완전한 정상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역사회가 이번 계약을 가장 환영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사내협력사 인력 806명의 고용 승계다. 이는 지역 고용 불안을 일시에 해소함과 동시에, 숙련된 인력을 그대로 보존해 가동 즉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전북도와 군산시 역시 인력 양성과 물류비 지원을 위해 약 375억 원 규모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매각 이후에도 연착륙을 위한 동행은 이어진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년간 연간 10만 톤 규모의 블록 물량을 지속해서 발주해 군산조선소의 조기 안착을 돕는다. 아울러 설계 용역 및 원자재 구매 대행, 스마트 조선소 기술 공유 등 전폭적인 기술 이전도 함께 이뤄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본계약 체결은 단순히 주인이 바뀌는 것을 넘어 군산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조선 기자재 업체 195곳의 경영 안정과 오식도동 상권 회복 등 전북 지역 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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