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석 산북 119안전센터장
오는 12월 1일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까지 차량용 소화기 의무 설치 대상이 확대된다. 소화기 비치는 기존 7인승 이상의 차량 등에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었지만, 지난 2021년 11월에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의 유예기간인 3년이 경과함에 따라 5인승 이상 승용차량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차량화재는 엔진의 과열, 전기적 결함, 연료 누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 화재 초기에 소화기 1대가 소방차 1대 이상의 몫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차량 화재 역시 초기에 적은 용량의 소화기로도 쉽게 불길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반쪽짜리 제도 시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유의할 점이 있다. 우선 차량용 소화기는 용기 표면에 ‘자동차 겸용’ 표시가 되어있어야 한다. 상하진동 실험을 통해 변형, 파손 검사를 통과해야만 자동차에 적합한 용도로 표시된다.
또한 안전이 검증된 소화기는 운전자 및 동승자가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차량 화재의 경우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화염이 순식간에 차체 전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선 소화기 비치 위치도 중요하다. 트렁크에 둘 경우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없어 트렁크 보관은 삼가는 것이 좋다.
한편, 법적으로는 의무지만 이를 어길 경우 별도의 처벌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7인승 이상 차량의 경우 자동차 정기 검사 시 소화기 비치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 차량이 115일간 시정하지 않을 경우 최대 6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1년이 지나면 운행 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문제는 이 같은 처벌은 7인승 이상 차량에만 적용되고, 5인승 이상 차량에는 소화기 비치 의무를 어겨도 제재 혹은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법’이 강제성을 잃는 반쪽짜리 법이 되어선 안 된다. 정부에서는 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우리는 차량용 소화기의 비치가 단순히 법적 의무를 넘어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큰 화재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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