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셔터 너머로 바라본 고요한 바다, 오래된 돌담 옆을 지나는 마을 고양이, 해 질 무렵 어깨를 나란히 한 부부의 뒷모습. 이 사진들은 어느 전문 작가의 작품이 아니다. 바로 방축도 주민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다.
군산시가 추진 중인 고군산 K-관광섬 프로젝트의 하나로, 주민들이 직접 만든 사진전 ‘내 마음의 방파제’가 현재 방축도 워케이션 센터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다. 특별한 테마나 화려한 연출 없이도 마음을 끄는 이번 사진전은, 섬 사람들의 눈과 마음으로 담아낸 일상의 기록이자 따뜻한 삶의 조각들이다.
이번 전시는 문화기획사 모라비안앤코와 협력해 진행됐으며, 주민들은 필름 카메라를 손에 쥐고 섬의 자연, 이웃, 일상, 추억을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50여 점의 사진은 방축도를 처음 찾은 이들에게는 낯선 매력을, 섬 주민들에게는 친근한 공감과 뭉클함을 전해준다.
전시장 한 켠에는 주민들의 사진으로 만든 한정판 엽서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은 마음에 드는 사진 엽서를 골라, 자신만의 ‘방파제 같은 메시지’를 적어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감성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한 주민은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가던 풍경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라며, “사진을 통해 우리가 사는 이 섬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축도는 고군산군도의 중심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해산물이 풍부하고, 출렁다리와 동백숲길, 고인돌과 독립문 바위 같은 명소를 품고 있지만, 주민들의 시선으로 담긴 방축도는 그보다 더 깊고, 진한 매력을 지닌다.
시는 이번 사진전을 시작으로 명도와 말도에서도 주민 사진전을 순차적으로 열고, 이후 시내 일원에서 고군산 K-관광섬 합동 사진전도 기획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섬 주민들이 ‘기록자’이자 ‘스토리텔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주민들이 예술가로서 섬의 삶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뜻깊은 프로젝트”라며, “이 기록이 단지 추억을 남기는 것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내 마음의 방파제’ 방축도 사진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 너머,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조용한 울림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방축도로 향해보자.
※ 군산타임즈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