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말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누군가의 이름 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우리 민요는 그렇게 시대의 시간을 넘어 오늘에 이르렀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 이 오랜 소리의 흐름을, 한 사람의 생애와 겹쳐 재구성한 기획전시를 선보여 눈길이 모아진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구비민요를 주제로 한 기획전시 ‘천리따라 구비구비’를 오는 4월 15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특정 작사자나 작곡가 없이 세대를 거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구비민요를 사람의 일생에 빗대어 구성한 기획전으로,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과 생활 정서를 재조명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전시에는 민요 채록 파일 51건, 전시물 281점이 소개되며, 박물관 소장품뿐 아니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국학진흥원, 근대기록문화조사팀 등 8개 기관의 협조로 이뤄졌다.
전시는 총 4부 구성이다. ▲1부 <탄생부터 구비구비>는 출생과 성장, 아이를 돌보며 부르던 양육요를 다루며, ▲2부 <사랑 타령 구비구비>에서는 혼례를 준비하며 불렀던 노래, 시집간 딸을 향한 모정의 민요, 고된 시집살이의 서글픔을 담은 노래들이 전시된다.
▲3부 <일할 때도 구비구비>는 농사, 어업, 집안일 등 노동의 현장에서 불렀던 노동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마지막으로 ▲4부 <황혼 너머 구비구비>는 늙음과 죽음을 수용하며 불렀던 노래와 함께 장례의식요를 소개한다.
김중규 박물관관리과장은 “구비민요는 한국인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소리 유산”이라며, “이번 전시는 단지 과거의 유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민요의 보편성과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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