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고향인 군산을 찾은 김관영 전북특별도지사가 환영은커녕, 화난 시민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특히, 김 지사가 직접 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마련한 ‘도민과의 대화 시간’에 ‘새만금 신항 무역항 지정 논란과 관련해 공언 불이행 강력 규탄’하는 김영일 군산시의회 새만금특별위원회위원장과 언쟁을 벌여 행사가 중단되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전주시를 시작으로 시군방문에 나섰고, 4일에는 김제와 군산시를 방문했지만, 군산에서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오후 3시께 군산시를 방문한 김 지사는 강임준 시장과 전북도의원, 군산시의원 등과 함께 짧은 티 타임을 가진 후, 약 20분 동안 군산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어, 군산시청 대강당에서 직원과 시민 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도민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군산시청을 방문한 김 지사를 향해 ‘새만금 신항 무역항 지정 논란과 관련해 공언 불이행 강력 규탄’이라는 현수막을 든 군산시의원과 노동계 관계자들의 거친 항의가 있었다.
김영일 군산시의회 새만금특별위원회위원장은 “전북자치도가 구성한 ‘새만금 신항 무역항 지정 자문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사회에서 거센 분노와 함께 강력히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북자치도가 이를 묵살하고 자문위원회의 결과를 은폐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인다”며 일갈했다.
이어 “김 지사가 지난해 7월 두 지자체 의견이 첨예함에 따라 중립적인 인사들로 전문가들을 위촉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북자치도의 의견으로 제출하겠다고 천명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철저히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즉각적으로 자문위원회의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만금특위 등이 이같이 고향 군산을 방문한 김 지사에 대해 날 선 공격을 이어가는 이유는, 내년에 개항을 앞둔 새만금 신항만이 무역항 지정을 앞두고 관할권이 정해지지 않아서다.
특히, 배후지 조성과 방파제 연장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한데, 전북자치도는 무역항 지정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의견만 해양수산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항만 운영 방식을 두고 지자체 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인데, 군산시는 기존 군산항과 통합 관리하는 원 포트(One-Port) 체제를, 김제시는 독립적인 신규 항만으로 투 포트(Two-Port) 지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새만금특위 등이 주장하는 ‘새만금 신항 무역항 지정 자문위원회’는 열린 바 없으며, 다만 해당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해양수산부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의견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졌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해양수산부가 조속히 무역항 지정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번 방문에서 도민들의 우려와 요구를 직접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으나,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방문은 예상보다 더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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