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민들의 오감을 채워주던 문화적 해방구이자 원도심의 낭만이 어린 옛 우일극장(군산극장)이 과거의 추억을 넘어 원도심을 살릴 복합 문화 랜드마크로 재도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산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오는 8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열리는 ‘우일 씨네마’ 행사를 앞두고, 옛 우일극장과 개복동 거리에 얽힌 추억 공모 기간을 당초 7월 17일에서 31일까지 연장했다.
시민들의 손때 묻은 사진, 영화 티켓, 포스터 속 사연을 모아 박제된 역사가 아닌 입체적이고 생생한 지역 문화사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 100년 궤적 품은 군산 극장 문화의 ‘산증인’
우일극장은 단순한 옛 영화관을 넘어 100년이 넘는 군산 극장사의 흐름을 그대로 간직한 근현대 문화유산이다.
▲군산좌 시대 (1910년대~1925년): 죽성동 수협 앞골목에서 시작된 2층 규모의 다기능 공연장으로 가부키, 신파극, 변사의 활동사진 등을 상영했으나, 1925년 화재로 전소됐다.
▲군산극장 시대 (1926년~1990년대): 1926년 2월 현 개복동 위치로 자리를 옮겨 회전 원형무대를 갖춘 대형 상영관으로 신축 개관했다. 1960~80년대 최신작이 개봉할 때마다 개복동 거리에 긴 줄이 늘어서던 군산 극장가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시네마 우일 시대 (2000년대 전후): 시대 변화에 맞춰 대규모 리모델링을 단행, 1관(대형 주 상영관)부터 2·3·4관(중·소규모 및 예술영화관)까지 갖춘 다관 체제의 멀티플렉스로 변모했다.
그러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극장의 등장과 원도심 상권 이동의 여파로 2005년 휴업에 들어갔고, 2007년 경매 처분되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군산시가 3·4관 공간을 장기 임대·리모델링해 2015년부터 ‘군산시민예술촌’으로 개관했으며, 소공연장(130석)과 연습실 등을 갖춘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거점으로 활용해 오고 있다.
■ 소유권 분절과 매각 위기… "로컬 랜드마크 전환 시급"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일극장은 잔여 공간의 소유권 분절과 민간 매각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시민예술촌으로 쓰이는 3·4관은 민간 소유((유)마이팜스)로, 군산시가 매년 임대료를 지급하며 사용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메인 상영관이었던 1·2관 건물이다. 서울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가 소유한 이 건물은 2025년 5월부터 매매 현수막이 걸리는 등 민간 매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역 문화계와 경제계에서는 이번 ‘우일 씨네마’ 프로젝트를 계기로 옛 우일극장 부지 전체를 체계적으로 매입·통합해 원도심 상권과 관광을 이끌 ‘앵커 시설’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옛 우일극장 부지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시민 참여형 로컬 아카이브 및 디지털 시네마 박물관 조성 ▲창작과 향유가 공존하는 융복합 문화 거점 확장 ▲개복동 문화거리 활성화 및 원도심 경제 생태계 복원 등을 제시했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원은 “지역경제, 특히 원도심 침체는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며, “원도심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옛 우일극장 인근이 추억을 넘어 원도심을 살릴 복합 문화 랜드마크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일극장을 포함한 원도심 지역이 복합 문화 랜드마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체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도시재생이나 문화재생 등과 관련한 국가공모사업에 군산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100년 전 변사의 울림이 시작됐던 죽성동 군산좌에서 개복동 군산극장의 황금기, 그리고 오늘날 군산시민예술촌에 이르기까지— 멈춰 서 있던 우일극장의 랜드마크 전환은 단지 과거를 추억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군산 원도심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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