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붉게 물든 교정이 시의 언어로 물결쳤다. 1906년 개교해 100년의 세월을 이어온 임피초등학교가 지난 10월 30일, 전통과 인문학이 어우러진 ‘인문학 축제’를 열었다.
이번 축제는 단순한 학예회가 아닌 ‘시와 음악, 그리고 가족이 함께한 인문학의 시간’이었다. 전교생이 참여한 동시 백일장, 그림책 콘서트, 가족 동시 낭송회가 차례로 펼쳐지며 교정은 시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이날 아이들은 한 학기 동안 배우고 익힌 동시를 직접 써 내려가며, 때로는 친구와, 때로는 가족과 함께 낭송했다.
바이올린과 칼림바 선율이 흐르는 연지쉼터는 어느새 작은 시의 무대가 됐다. 아이들의 순수한 음성과 가족의 박수가 어우러진 자리에서, 학생들은 ‘꼬마 시인’으로 변신했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백일장 장원을 차지한 홍유라 학생은 “시를 외울 때는 귀찮았지만, 막상 낭송하니 재미있었다”고 웃었고, 한 학부모는 “아이의 첫 시 낭송이 이렇게 감동일 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중숙 교장은 “임피초만의 멋진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가을의 낭만을 나누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시를 통해 감성과 사유의 힘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피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른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임피향교·노성당·연지 등 전통건축물과 유적을 연계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백년 교정에서 피어난 ‘시의 감성’이, 앞으로는 마을과 지역을 잇는 문화의 꽃으로 자라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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