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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스타벅스 파문’ 이후, 군산 지역 매장 가보니

불매운동 강제 분위기 없지만, 자발적 발길 끊기‘ 현상

시민들 “5·18과 박종철 열사 모독…도저히 용납 안 돼”

전성룡 기자(jsl021@hanmail.net) 2026-05-21 09:44:22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공식 사과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해임 조치까지 불러온 ‘스타벅스 탱크데이 광고 파문’의 여파가 군산 지역에도 고스란히 미치고 있다.  


군산 시민들 사이에서 조직적인 불매운동 움직임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자발적인 외면으로 인해 지역 내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발길이 현저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정 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틀째인 21일, 군산 시내에서 가장 유동 인구가 많고 유흥·상업 중심지인 수송동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평소 점심시간 직후라면 인근 직장인들과 주민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북적여야 할 시간이었지만, 이날 매장 안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점원들은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으나 주문을 위해 줄을 선 고객은 보이지 않았다.  


매장 안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4‧수송동) 씨는 “평소 친구들과 과제를 하러 자주 오던 곳인데, 어제 뉴스를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 세대에게도 박종철 열사의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언이나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은 잊을 수 없는 역사다. 대기업이 마케팅에 그런 비극적인 문구를 썼다는 게 믿기지 않아 당분간은 다른 카페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행정타운이 밀집해 직장인 수요가 많은 조촌동의 또 다른 매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드라이브스루(DT) 진입로에는 평소처럼 꼬리를 물고 늘어서던 차량의 행렬이 뚝 끊겨 있었다. 점심시간 테이크아웃 음료를 들고 매장을 나오는 사람들의 손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인근 로컬 브랜드나 타 프랜차이즈 카페의 로고가 선명했다.  


회사원 김모(45‧조촌동) 씨는 “동료들끼리 단체 대화방에서 그 광고 캡처본을 공유하며 다들 분통을 터뜨렸다”면서, “누가 ‘스타벅스에 가지 말자’고 선동한 적은 없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 호남지역의 시민으로서 반역사적인 마케팅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커피를 사 마실 수는 없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 같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군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지에서도 불매운동을 강요하기보다는 “정치적 성향을 떠나 역사의식의 문제다”, “탈퇴 인증한다”, “대체할 수 있는 동네 카페를 이용하자”는 식의 자발적 거부 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대기업의 부주의하고 부적절한 마케팅이 촉발한 사회적 공분이 군산 시민들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남긴 가운데, 경영진 문책이라는 초강수 카드에도 불구하고 성난 민심과 차갑게 식어버린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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