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하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새만금 신항만을 활용한 크루즈 숙박이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발생하는 숙박난을 해결하고, 지역 해양관광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이드라인 상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숙박 시설 확보가 필수다. 이에 따라 도는 새만금 신항만에 크루즈를 정박시켜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루즈 1척당 1,000~3,000명을 수용할 수 있어 단기간에 대규모 숙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호텔 신축과 비교하면 크루즈 활용은 경제성과 친환경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별도의 건설비가 들지 않고, 대회 종료 후 유지·철거 부담이 없으며, 토지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대회 이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숙박시설 문제도 방지할 수 있어 지역 경제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달 열린 ‘새만금 신항만 크루즈 활성화 및 국제 크루즈터미널 조성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 1인당 기항 시 평균 96달러를 소비한다. 선박당 2,000명이 연간 10회 기항할 경우, 직접 지출은 약 27억 원, 간접 효과는 1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운항 중인 10만 톤급 크루즈 2척을 올림픽 기간에 유치하면 2,000~3,000명의 숙박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관광 여건도 우수하다. 고군산군도, 부안 채석강, 고창 갯벌 등 자연경관과 익산 미륵사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등 문화유산이 인근에 위치해 있어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제공이 가능하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도 개선됐다.  

실제 대형 국제행사에서 크루즈를 숙박시설로 활용한 사례는 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는 크루즈선 2척이 ‘선상호텔’로 운영됐으며,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크루즈를 활용해 수만 명의 숙박을 제공했다. 일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크루즈 활용을 검토 중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아시아 최대 크루즈 관광국인 중국과 인접하고, 홍콩·대만 등 동아시아 주요 기항지를 활용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새만금개발청과 홍콩 월렘 그룹(Wallem Group)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크루즈 유치 협력이 강화됐다.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2개 선석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4개 선석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430m 길이, 14m 수심 규모로 조성되는 부두는 22만 톤급 크루즈 접안이 가능하며, 2개 선석 운영사가 이미 선정돼 입항 지원 체계가 갖춰졌다.